아픔은 또 하나의 축복이다

스테이시 김 | CMM 회원, 캘리포니아 거주 

사람의 인생 앞길을 예측할 수 없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나, 전혀 생각조차 못 하고 있던 어려운 일에 맞닥드리면 대부분의 경우 두려움이나 막막한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특별히 건강에 힘든 상황이 불쑥 다가왔을 때, ‘왜’라는 질문과 ‘어떻게’라는 불안이 이어지면서 삶의 바닥을 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변화된 새로운 시야로 주변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는 듯하다.

엄마 쪽으로 5대째 모태 신앙을 가진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신앙의 도전과 함께 그로 말미암는 하나님의 은혜로 조금씩 성숙해지는 경험을 했다. 대학 입시 문제로 겪었던 절망, 불임으로 인한 갖은 치료 및 시술 과정에서의 아픔, 그럼에도 자녀 셋을 낳을 수 있었던 기적같은 경험, 그리고 미국 사회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겪었던 고통과 몸부림의 과정은 하나님 앞에서 피조물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깨닫게 하셨고 나로 하여금 넉넉히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주셨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그렇게 인생을 살면서 나이 64세가 되는 즈음 한국 방문 중 건강 검진을 통해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었다. 평소 건강하다 여겼고 운동도 조금씩이나마 하며 살고 있던 차에 받은 유방암 진단은 생소했고, 막막하니 물에 빠진 듯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몸의 어느 부분에 변화조차 없고 아픈 구석이 없었기에 갑작스럽게 다가온 암이라는 통보는 결국 생명의 위협이라는 무서움으로 변했고, 무엇보다 일반 건강 보험 대신 지난 13년간 헬스 케어 쉐어링 미니스트리(Health Care Sharing Ministry)인 CMM기독의료상조회 가입으로 무탈하게 지냈던 차여서 재정적인 염려가 나를 불안케 했다. 미국 병원비용은 너무나 커서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들었기에 병 치료 자체보다 병원비가 더 염려가 되는 상황이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 5:7). 

나는 먼저 CMM기독의료상조회에 연락을 취하면서 주치의를 선정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암 닥터를 만나기 위해서는 주치의가 있어야만 했기에 실질적인 치료를 받기 이전에 길고 복잡한 과정을 겪었다. 수술 닥터를 포함한 간호사들과 끊임없는 연락도 피곤했다. 그럼에도 주께서 내 삶을 돌보심을 믿으면서 차근차근 병원과 대화를 시작하고, 그러면서 일상의 삶은 변함없이 유지하기를 애썼다. CMM기독의료상조회 담당자들의 상담 및 안내는 내게 너무나도 큰 위로였고, 중보기도와 곁들어진 재정적인 지원은 말할 수 없는 힘이 되었다.

“너희 마음에 슬픔이 가득할 때 주가 위로해 주시리라, 아침 해같이 빛나는 마음으로 기쁘게 십자가 지라”(찬송가 458장).

나는 발병 이후 지난 다섯 달 동안 일찌감치 병을 발견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입으로 고백하며 이 찬송을 마음속으로 부르면서 지냈다. 이제 암세포 제거 수술을 잘 마치고 그 이후의 방사선 치료도 끝이 났다. 나는 나를 환자라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병으로 인해 새로운 신앙인의 모습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계획 중 어느 한 곳에 있는 모습일 뿐이다. 삶의 여정에서 나의 발걸음을 지키시고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새롭게 경험한, 진실로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여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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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크리스찬저널(https://www.kcjlogo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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