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을 운반하는 등의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내리는 일을 많이 하는 경우 허리 보호대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한편 나이가 많은 어르신 중에서도 평소에 허리가 아픈 분들은 허리 보호대를 거의 항상 하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허리 보호대는 허리가 아프거나 허리에 큰 힘을 주어야 할 때에 많이 쓰인다. 단순해 보이는 것이지만 이것도 쓰는 방법이 따로 있다.
허리 보호대는 척추를 전후좌우로 지지해 주기 때문에 앞쪽에 있는 복근과 장요근, 옆에 있는 복사근 그리고 후면에 있는 기립근의 역할까지 해 준다. 그래서 이 보호대를 하게 되면 허리 근육 자체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근육에서 발생하는 통증도 줄일 수 있고 허리 주위의 인대 손상으로 인한 통증도 많이 줄어든다. 그래서 허리를 삐어서 근육에 심한 뭉침이 있을 때 일단 이것을 사용하면 급성적인 통증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허리 보호대라고 해도 하루 종일 하게 되면 그것도 또한 문제를 일으킨다. 바로 근육 위축이다. 이것을 한 번 하게 되면 하루 종일 계속 착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앞에서 언급한 복근, 장요근, 복사근, 기립근 등을 아예 안 쓰고 허리 보호대에 의지하기 때문에 근육의 크기와 힘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런 경우 나중에 보호대를 푸는 순간 바로 다시 허리가 아프게 되거나 심한 경우 허리 근육이 너무나 약해져서 허리를 제대로 세울 수도 없게 된다. 이것은 팔이나 다리가 부러졌을 때 이른바 깁스라고 하는 석고 보호대를 하게 되면 2~3주 뒤에 그것을 풀었을 때 보호대를 착용한 한쪽의 근육이 반대편에 비해서 현격히 위축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보챈다고 해서 스스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입으로 씹는 운동이나 소화 자체가 필요 없는 설탕물이나 사탕만을 계속 주면 결국 위와 장이 무력증에 빠지는 것과도 비슷한 이치이다.
특히,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이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쉬지 않고 하루 종일 허리 보호대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 환자는 결국 대부분 척추 주위의 근육이 완전히 줄어들어서 몸의 무게가 오히려 척추에만 집중되어 퇴행화도 가속화되고 척추를 똑바로 서게 하는 힘도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허리의 위아래 뼈 사이의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기존에 척추전방전위증이 있다면 이것이 심화될 수도 있다. 또한 허리의 힘이 빠지면서 이것을 보상하기 위하여 엉덩이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여 그 근육의 뭉침이 심하게 된다. 결국 그 근육을 통과하여 내려가는 신경이 함께 눌려 다리 저림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허리 통증으로 인해 보호대를 하더라도 꼭 필요한 시간에만 하루에 1~2시간만 하는 것이 좋다. 그 이상으로 오랫동안 허리 보호대를 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허리 근육의 위축이 오기 때문에 단기간으로는 통증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멀리 보면 결국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된다.
- 이우경 한의사 | 경희대학교 한의학박사
Dr. Winston Lee, Full time practice since 2005
前 자생한방병원 미주분원 대표원장
現 Fullerton, CA 우리경희 한의원 원장
‘척추 관절, 아프지 않고 백 세까지’ 저자
레스토낙 프리 클리닉 캄튼센터 한방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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