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년기, 폐경과 무엇이 다를까? 갱년기란?
갱년기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폐경’이라는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폐경은 여성의 마지막 월경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을 의미하며,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만 49.93세, 즉 50세 전후입니다. 보통 폐경 전 2~3년부터는 ‘폐경 이행기’라고 불리며, 이 시기에는 난소 기능이 점차 저하되고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불규칙해지면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바로 이 시기가 ‘여성 갱년기’로 진입하는 단계입니다.
갱년기의 증상,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혈관 운동 장애에 해당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지고 붉어지는 안면 홍조, 땀이 났다가 식으면서 불쾌한 느낌을 주는 식은땀, 그리고 불면증이 가장 흔히 나타납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심리적인 증상들도 동반됩니다. 우울감, 불안감, 초조함, 그리고 전에는 참을 수 있던 통증에 더 예민해지는 통증 과민까지. 또한 관절통, 근육통 같은 신체적 통증도 함께 겪을 수 있고, 요실금, 방광염, 질염과 같은 비뇨기계 증상도 자주 보고됩니다. 폐경 후 시간이 지날수록 골다공증이나 동맥 경화 같은 장기적인 질환의 위험도 커지며,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신경계 변화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갱년기 증후군의 범주 안에 포함됩니다.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걸까?
갱년기 증상의 핵심 원인은 바로 여성 호르몬의 변화입니다. 특히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우리 몸은 새로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변화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증상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호르몬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성마다 체질, 건강 상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증상의 양상과 강도는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단순한 불면으로 지나가지만, 어떤 사람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갱년기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갱년기는 기본적으로 마지막 월경일을 기준으로 후향적으로 판단하지만,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혈액 검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지표는 난포 자극 호르몬(FSH) 수치인데, 폐경기에 접어들면 이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통해 폐경 여부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에스트라디올이나 항뮐러관 호르몬(AMH) 등의 수치를 통해 난소 기능을 평가하고, 현재 호르몬 균형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증상이 실제로 얼마나 일상에 영향을 주는가입니다.
갱년기, 치료는 꼭 받아야 할까?
모든 여성이 갱년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치료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치료는 호르몬 대체 요법(HRT)입니다. 호르몬 치료는 대부분의 증상을 빠르게 개선시키고,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단, 자궁 유무나 개인의 병력에 따라 적합한 호르몬 종류와 용량이 다르므로, 꼭 전문의와 상의 후에 진행해야 합니다. 만약 호르몬 치료가 부담스럽거나 부적합하다면 비호르몬 대체 치료나 영양제, 생활 습관 개선 등 다양한 방법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생활 습관이 중요한 이유
갱년기 증상은 단순한 생리적 변화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 사회 문화적 인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폐경을 ‘여성성의 끝’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큰 심리적 충격이 되고,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폐경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모든 일을 완벽히 해내려는 부담에서 스스로를 조금 놓아주도록 해봅시다. “이 정도면 잘했어”,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런 자기 격려가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금연, 절주, 카페인·가공식품 줄이기 같은 식습관 관리와 단백질, 야채, 과일을 고루 섭취하는 식단, 규칙적인 운동, 취미 생활도 갱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가족의 이해와 감정적인 지지가 중요합니다. “그럴 수 있다”, “힘들겠다”라는 한 마디가 갱년기를 겪는 여성에게는 큰 위로가 됩니다.
<아주대학교병원 제공>
출처 : 크리스찬저널(https://www.kcjlogo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