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가명 35세) 씨는 본인 명의로 된 어카운트나 카드가 없고 한 달 생활비 $300불을 남편으로부터 받는다고 했다. 외출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고 가족이나 친구와도 자유롭게 연락할 수 없었다. 거의 모든 일상생활을 남편으로부터 통제받았고, 남편은 자신의 통제를 따르지 않으면 위협을 가했다. 그러나 이웃이나 친구, 심지어 가족조차도 그녀의 이런 상황에 대해 전혀 몰랐다. 이 씨는 “사람들이 편견으로 나를 바라볼까 봐 두려웠다”라고 했다.
가정 폭력은 표면 위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범죄 중 하나다. 가해자 중 상당수는 평소에 굉장히 매력 있고 착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가정 폭력은 ‘친밀한 관계를 공유하고 있는 파트너가 다른 파트너를 통제하기 위해 행하는 모든 종류의 학대’를 말한다. 캘리포니아 가정법에서는 친밀한 관계를 정의하는 데 있어서 현재 배우자나 동거인뿐 아니라 이전 배우자나 동거인, 그리고 혼인 관계는 아니지만 둘 사이에 아이가 있는 커플이나 입양으로 이루어진 친척 관계도 포함한다. 가정 폭력이 이토록 넓은 범위로 규정된 이유는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이 그 관계 속에서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지 않게 하려는 보호의 의지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가정 폭력은 모든 연령, 성별, 사회 경제적 계급, 교육 수준, 혹은 종교와 상관없이 발생한다. 비록 폭력이라는 용어가 육체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가정 폭력 혹은 학대는 정신적/정서적, 성적, 경제적, 언어적, 종교적 학대, 그리고 스토킹과 같은 비육체적인 방식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가정 폭력 통계를 보면 미국의 경우, 매년 300만 건이 넘는 가정 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9초마다 누군가가 가족 내에서 폭행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매년 4,000명 이상이 가정 폭력으로 살해당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 3명 중 1명, 남성 4명 중 1명이 일생 어느 시점에서 가정 폭력을 경험한다. 특히 팬데믹 기간 전 세계의 가정 폭력의 비율이 더 심각해졌다.
가정 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 중 하나는 가정 폭력의 원인이 피해자의 잘못된 행동이나, 가해자의 음주나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정 폭력은 화를 참지 못하여 나타나는 순간적인 행동이 아니다. 가정 폭력은 폭력을 행사하기로 한 본인의 선택이다. 폭력은 저질러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저질러지는 행위이다. 직장 상사나 주변 친구들에게는 절대 하지 않는 폭력 행위를 가정에서 상대적으로 약자라고 생각되는 파트너나 자식들에게 쉽게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이다. 간혹 가해자 중에, 때린 것도 아니고 자동차 열쇠 좀 집어 던지고 홧김에 욕 좀 몇 마디 했다고 이렇게 범죄자 취급하다니 너무한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위협을 가하는 언어적/정신적 폭력도 분명한 폭력이다.
우리 사회에는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가정 폭력이 일어났다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하다. 잘못된 행동을 고쳐 주기 위해 가족을 체벌한다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다. 어떠한 이유든지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누군가 가정 폭력에 대해 얘기한다면 먼저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커뮤니티 안에 피해자를 향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가정 폭력을 막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있다. 정신 건강을 위한 상담과 약물 치료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 법률 서비스,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 비자 서비스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아울러 가정 폭력에 대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편견을 제거할 수 있도록 우리가 모두 노력해야 할 때다. 우리의 적은 노력과 실천으로 더 아름답고 안전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 LA카운티 정신건강국이 제공하는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도움받기를 추천한다.
- 최영화 LA카운티 정신건강국 커뮤니티 헬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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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Choi (COMMUNITY HEALTH WORKER): (213) 523-9100 / ychoi@dmh.lacounty.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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