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언어적 전문 심리 상담가 시급

미국에서 나서 자라고 미국 문화에 익숙하고 영어로 자신을 표현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네이티브에 비해 우리 이민자들은 심리적으로 취약하다. 이민 생활에서 오는 심각한 스트레스와 고립감, 우울, 불안, 정체성 혼란, 자존감 문제, 관계 문제 등으로 여러 가지 정서적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심리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이 심리 상담 전문가를 찾는 경우는 다른 문화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최근 연구(Ito & Hsu, 2023)에 의하면, 아시아계 미국인 (Asian American)들의 정신 건강 서비스 이용 정도는 타인종(other racial groups)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정신 질병에 대한 인식 부족과 선입견, 그리고 문화적. 언어적으로 적합한 서비스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상담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울 때가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말로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심리 상담 전문가를 찾을 수가 없어 시간을 끌다가 심각한 정신 병적 증상으로 발전하여 정신 병원에 입원을 하거나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이다. 필자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내담자들이 한인 전문가를 찾는데 적어도 몇 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결렸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인의 문화와 정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한국어로 속 시원히 소통할 수 있고, 한인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제한되어 있으며 그만큼 한인 1세대와 2세대를 위한 전문 상담가의 양성이 시급하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심리 상담 전문가(Licensed Professional Clinical Counselor)로서 심리 상담 및 치료를 제공하는 동시에 무디신학대학(Moody Bible Institute)에서 Clinical Mental Health Counseling을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임상수퍼바이저(Approved Clinical Supervisor) 인턴들과 전문 상담가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학원 과정에서 학생들이 문화적으로 적합한 상담 서비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도록 돕고 내담자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에 적합한 정신 건강 서비스(culturally responsive mental health service)를 제공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상담자 교육자로서 필자의 중요한 역할이다.

상담사의 문화·언어·인종적 배경이 내담자와 다르다 할지라도 편견 없이 타문화에 대해 열려있고 내담자의 문화, 정서적 요구를 민감하게 파악하여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문화적으로 준비된 능력 있는(culturally competent) 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도 마음이 힘들 때 기도와 말씀으로 힘을 얻지만, 필요할 경우 한국 정서를 이해하고 한국어와 영어 이중 언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전문 상담가를 만난다면 감사할 일이고 상담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마음의 병을 믿음의 부족이나 마귀의 역사로만 여겨 외면하지 말고 좋은 상담사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하자. 그래야 조기에 치료받고 회복하여 더 깊고 신실한 믿음 생활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칼럼에서는 한인 동포들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정신 건강 전문가를 어떻게 훈련하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다.

  • 조옥순 박사(PhD, NCC, LCPC, ACS)
    심리상담전문가, 공인임상수퍼바이저
    시카고 마음건강연구소 소장,
    무디 신학대학 상담대학원 교수
    Associate Professor, Field Chair of MA Clinical Mental Health Counseling Moody Theological Seminary, Moody Bible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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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크리스찬저널(https://www.kcjlogo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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