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두 배 많은 척추관 협착증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뼈 사이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척추 신경은 머리를 제외한 몸 전체로 퍼져 나가는 신경이 시작되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서 단단한 척추뼈와 인대 및 근육 등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보호되어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혹은 유전적 요인으로 이 척추뼈를 지나는 관이 여러 가지 이유로 좁아지면서 척추 신경을 앞뒤 좌우에서 압박을 하기에 척추 신경이 지배하는 팔다리가 저리거나 목, 등, 허리 등에 무거운 통증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 협착증은 허리 디스크와는 상당히 그 양상이 상당히 다르다. 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와 오래 걸을 때 증상이 심해지지만 허리 디스크는 허리를 구부릴 때와 컴퓨터나 운전 등으로 인해 장시간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최근 한국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척추관 협착증 환자 중에 50대 이상이 무려 93.7%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40대 이하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이 바로 협착증이다. 또한 같은 연구에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을 비교해 보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1.9배나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여자가 남자보다 두 배 가까이 척추관 협착증이 더 많다는 결과이다. 

여성이 남자보다 더 많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대표적인 것은 폐경으로 인한 여성 호르몬의 저하이다. 여성의 경우 대부분 40대 후반, 50대 초반에 갱년기가 시작되는데 이때 여성 호르몬이 저하되면서 골밀도가 떨어지고 동시에 관절 및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와 근육이 함께 약해진다. 동시에 이 시기에 반복적인 가사 노동을 하게 되면 이와 같은 근골격계의 퇴행화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요리, 청소 등의 가사 노동은 남자가 하더라도 몸에 상당한 무리를 주게 되지만, 특히 40대 후반 및 50대 초반의 갱년기에는 더욱더 여성의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된다. 이로 인해 척추뼈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뼈의 모서리가 뾰족하게 이상 증식하여 신경을 건드리게 되고 척추뼈와 신경 사이를 지지하고 있던 인대 조직은 오랜 사용으로 인해 두꺼워지고 딱딱해져서 역시 척추관을 좁히고 척추 신경을 압박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평소의 자세와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허리,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를 수시로 스트레칭하여 긴장을 줄여야 하며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최대한 자주 움직여야 근육과 인대에 가해지는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비용은 거의 안 들지만 근육과 인대를 효과적으로 회복시킬 방법은 바로 따뜻한 찜질이다. 퇴행성으로 인한 통증이 있을 때 허리나 골반을 매일 10~20분 정도라도 따뜻한 패드로 찜질하면 통증도 감소하고 퇴행성 변화 속도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논문을 통해 입증되었다.

한편 보다 적극적으로 이와 같은 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도 병행되어야 한다. 가장 쉽고도 시간이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것은 바로 걷기다. 이미 협착증이 상당히 진행되어 10분만 걸어도 저림이나 통증이 오는 것이 아니라면 평소에 매일 20~30분 정도 꾸준히 걷기만 해 주어도 퇴행성 변화를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한 번에 40분 이상씩 오래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수영이나 물에서 그냥 걷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데 일단 몸이 물에 들어가면 그 부력으로 인해서 안전하고도 자연스러운 감압 치료가 된다.

더욱 적극적인 치료를 하고자 한다면 만성 퇴행성 질환에 특히 강점을 가지는 한방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허리와 골반에 있는 깊은 부위의 근육 뭉침을 해소하여 통증을 줄이는 침술과 가속화되고 있는 척추뼈, 인대의 퇴행성 변화를 줄이고 압박으로 인해 손상 받은 신경을 튼튼하게 하는 한약 처방으로 3~4개월 꾸준히 치료하였을 때 상당히 좋은 효과를 보는 것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

* 이우경 한의사 | 경희대학교 한의학박사
Dr. Winston Lee, Full time practice since 2005
前 자생한방병원 미주분원 대표원장
現 Fullerton, CA 우리경희 한의원 원장
‘척추 관절, 아프지 않고 백 세까지’ 저자
레스토낙 프리 클리닉 캄튼센터 한방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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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크리스찬저널(https://www.kcjlogo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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