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어머니와 함께 17살 남자 고등학생이 내원했다. 두 달 전에 운동을 심하게 했는지 그때부터 허리가 아프고 오른쪽 엉덩이와 다리까지 아프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리 치료와 다른 침 치료를 여러 번 받아봤으나 효과는 거의 없어서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온 것이다. 환자가 나이도 어리고 남자이기도 해서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허리 염좌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검사를 진행해 보니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신경근이 눌려서 발생하는 일종의 척추 디스크 탈출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 때 허리가 더 아프고 오래 앉을 때 더 힘들고 신경이 눌린 통증 때문에 몸이 한쪽으로 휘어져 있는 상태가 눈으로도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X-ray 촬영을 해 보았더니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공간이 다른 공간에 비해 눈에 띄게 좁아져 있었다. 이것은 그 사이에 있는 물렁뼈, 즉 디스크가 주저앉아서 돌출된 디스크가 허리 신경을 누르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단순한 허리 염좌는 아닐 것이라고 알려 주었고 소위 ‘디스크’라고 하는 디스크 탈출증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해 주었다. 동시에 디스크의 손상을 줄이고 염증을 줄여 주는 한약 처방을 하고 동시에 현재 발생한 통증을 즉각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동작 침 치료를 곧바로 하였다. 그리고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기 공명 영상(MRI)을 촬영하도록 의뢰하였다.
일주일 후에 환자와 보호자가 다시 내원하였는데 MRI 촬영 결과가 필자가 예상한 대로 나왔다며 놀라워하였다. 실제로 요추4/5와 요추5/천추1, 천추1 사이의 두 군데의 디스크가 모두 튀어나와 있었고 돌출된 크기도 상당히 컸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지난 두 달 동안 침 치료 및 물리 치료를 해도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필자가 처방한 한약과 침 치료 이후 벌써 상당한 호전을 보이고 있다. 또한, X-ray와 MRI를 통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았기에 환자와 보호자 모두 더욱 안심하고 만족하고 있다. 만약 이렇게 심각한 디스크 탈출증임을 모르고 이번에도 휴식이나 물리 치료를 통해서 그냥 넘어갔다면 운동 신경 혹은 감각 신경 마비까지 이르거나 심한 경우 수술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나이가 어려도 디스크 탈출증은 언제든지 올 수가 있다. 물론 대부분의 요통은 경미한 염좌인 경우가 많지만, 10대라고 해서 디스크 탈출증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요즘 10대 학생들은 공부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하는 경우가 많아서 평소에 시험이나 과제로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을 하다가 농구나 스키, 스노보드 등의 과격한 운동을 갑자기 하게 되면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에 높은 압력이 가해진다.
이 과정에서 서서히 디스크가 주저앉다가 어느 순간 뒤로 밀리게 되면서 척추 신경을 압박하면 허리 통증을 비롯해 엉덩이 통증, 다리 저림 등의 전형적인 디스크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이 경우 단순히 허리가 삔 것이라고 간과하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서 나중에 수술 등의 더 큰 문제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
따라서 아이들이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우습게 보지 말고 허리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허리를 포함하여 엉덩이, 다리까지 이어지고 기침이나 큰 웃음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이것은 디스크 문제일 가능성이 높으니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때에는 반드시 척추 질환에 경험이 많은 KMD(한의사)나 의사를 찾아가서 X-ray나 MRI 등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합당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우경 한의사 | 경희대학교 한의학박사
Dr. Winston Lee, Full time practice since 2005
前 자생한방병원 미주분원 대표원장
現 Fullerton, CA 우리경희 한의원 원장
‘척추 관절, 아프지 않고 백 세까지’ 저자
레스토낙 프리 클리닉 캄튼센터 한방 의료진
출처 : 크리스찬저널(https://www.kcjlogo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