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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40대, 남자)는 병원을 찾기 전부터 저와 알고 지낸 분이었다. 10년 전부터 치질을 앓아 왔었는데, 최근 들어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통증이 찾아오는 주기의 간격이 점점 빨라지고 있고, 통증의 지속 시간도 길어져 더이상 참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럼에도 K씨는 수술을 결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증상이 악화되어 수술 받는 것이 공포스럽기도 하지만, 더 문제는 K씨의 직업이었다. 성악가라서 일정을 조절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짧게는 6개월 후, 길게는 일 년 후까지의 공연 스케쥴이 항상 잡혀 있었고 그에 따른 연습 일정 또한 빡빡했으므로 수술을 받으려면 모든 일정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K씨는 저에게 그런 저간의 사정과 고통을 호소해 왔다.
가장 난감한 것은, 무대에 서서 고음을 지르다 보면 치핵 덩어리가 빠져 탈항이 되는 것이었다. 뱃속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치질 덩어리가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K씨는 공연 중에 치핵 덩어리가 언제 빠질지 몰라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그러다보니 이상한 느낌이 올때는 무대에서 빨리 내려가고 싶은 조급증이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일정을 조정하기가 힘든 K씨였지만 결국 수술을 받기로 결정을 했다. 수술 스케쥴을 잡고 보니 두려움이 든다며 수술을 연기하려고 했지만 반 강제로 수술을 받으시도록 강권했다. 우여곡절 끝에 K씨는 벼르고 벼르던 수술을 받았다.
 
실제로 수술해 보니 치핵 뿐만 아니라 치열까지 있었고, 더 악화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치질 수술은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K씨의 경우는 50분 정도가 걸렸다. 그래도 말끔하게 수술이 잘 되었다. 다음 날, 회진을 가서 K씨에게 '밤새 많이 아프셨나요?하고 물었더니, 수술 전 변 볼 때의 통증보다 오히려 적었다며 신기해 했다. 그동안 바쁜 일정을 핑계 대면서 수술을 미뤘지만 사실은 수술 후에 많이 아플까봐서 그랬다며 그동안 고통을 참아온 자신이 얼마나 미련했는지 후회된다며 멋적게 웃었다.
K씨는 다음날 퇴원을 하고 이후 통원치료를 두번 정도 하시곤 잘 나아서 잘 지내시고 있다고 한다. 아마 지금은 훨씬 더 자신있게 무대 위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