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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분이 탈장수술을 받으러 오셨다. 아니 수술을 받으러 온 게 아니라 ‘이 병원은 어떤가?' 떠보러 오셨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상당히 불량하게(?) 이것 저것 따지듯이 물어봤다. 전후 사정을 듣고나서야 저는 그분의 그런 태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이미 두 번이나 수술에 실패했던 분이었다.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받은 수술이 두 번 모두 실패했는데, 하물며 작은 병원의 원장인 제가 제대로 수술할 수 있을까를 의심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혹시 이 곳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병원은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답답한 마음을 알고나서는, 불량하게(?) 질문을 하셔도 최대한 친절하게, 그리고 수술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설명해 드렸다. 그 분은 한참이나 이것 저것을 따지듯이 여쭤보시곤 진료실을 나가셨다. 최대한 성의껏 대답해드렸지만, 사실 이 분께서 기쁨병원에 수술을 받으러 오실지는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런데 며칠 뒤 이 분이 수술을 받으시겠다며 병원에 오셨다. 두 번씩이나 재발한 이후에 수술하는 것이라 쉽진 않았지만, 국소마취를 한 상태에서 저의 요구에 따라 그분이 기침을 하면서 탈장 주머니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완벽한 수술을 할 수 있었다. 수술하는 동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니, 그렇게 못 미더워 하시더니 왜 제게 수술을 받으러 오셨습니까?” 라고 질문을 드렸다. 자신의 태도가 그랬냐면서 ‘두 번씩이나 재발하는 바람에 하도 마음이 심난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농담으로 드린 말씀이에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이런 대화로 시작해 수술이 끝나기까지 그 분과 많은 개인적인 얘기까지 나눌 수 있었다.
 

수술을 하고 진료를 해드리다 보면 참 훌륭하게 살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한 분 한 분이 이렇게 좋은 분들인데, 이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우리나라가 좀더 살기 좋은 곳이 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이 분께서는 수술 후에 만족스럽다는 경험담도 남겨 주셨다.. 그리고 완쾌되어 잘 지내고 계신다고 안부도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