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 간호사·영양사

임산부는 약 조심

요즈음 젊은 여자들이 수면제, 진정제, 항우울제 등 정신과 약을 많이 먹는다. 이 중에는 신체나 정신장애를 가진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 약들이 많다. 임신 초기 2개월 동안 임신한 줄도 모르고 이런 약을 매일 먹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처녀 환자가 정신과 약을 먹고 있었는데 임신이어서 의사가 즉시 약을 끊게 했다. 태아에게 기형이나 장애를 줄 수 있는 정신과 약을 처방해준 의사나 그 약을 매일 건네준 간호사들이 놀라서 식은땀을 흘리며 아무 일도 없기만 바랄 뿐이었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자들은 정신과 약은 안 먹는 것이 현명하다. 임산부에게 안전하다고 증명되지 않은 한약, 보약, 약초(herb)들도 조심해야 한다. 한약에 자극제가 포함될 수 있고, 양약에 부작용이 있듯이 한약에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오래 전 유럽에서 임산부의 입덧치료로 의사들이 권한 약을 먹은 여자들이 기형아를 낳은 사례가 많았다.
 
임산부와 수유부는 비타민을 꼭 섭취한다

미국에서는 임신을 하면 의사가 임산부 종합비타민을 먹으라고 처방해 주는데 한국에서는 철분만 권한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 임산부에게 진짜 보약은 비타민과 현미잡곡 같은 좋은 음식이다. 몇번 달여 먹는 보약보다 매일 먹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훨씬 더 중요하다. 

비타민 B계통의 엽산과 티아민 부족으로 아기의 뇌와 척추신경, 신경 등이 잘못되어 태어나는 것을 보면 임산부가 꼭 먹어야 할 것은 종합비타민이다. 나는 임신 중 비타민의 중요성을 몰라서 의사의 말에 따라 비타민을 사다놓고도 안 먹은 바보 엄마였다. 

미국에서는 임산부에게 맞게 만든 임산부 비타민을 먹으면 되고, 임산부의 형편에 따라 더 필요한 영양소가 있으면 의사와 상의하여 더 첨가해서 먹는 것도 좋다. 한국에는 임산부 비타민이 따로 없으므로 일반 종합비타민과 삐콤을 권하고, 철분은 종합비타민에 들어 있는 양을 보고 의사가 권하는 양보다 적으면 더 첨가한다. 흰밥을 먹는 임산부에게는 더욱 삐콤을 권한다. 

흰쌀은 비타민 B군이 부족하다. 한국의 삐콤은 비타민 C가 첨가되지 않은 삐꼼을 권한다. 다음은 미국 영양 전문저서에서 임산부에게 권하는 종합비타민에 꼭 포함되어야 할 중요한 영양소들만 나열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포함된 종합비타민을 선택하고, 그 외에도 필요한 영양소들이 많으니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함께 먹어야 한다.
 
-철분 : 30mg
-아연(zinc) : 15mg
-구리(copper) : 2mg
-칼슘 : 600mg
-비타민 B6 : 2mg
-엽산염(Folate) : 400mcg
-비타민 C : 50mg
-비타민 D : 5mcg
-비타민 B1 : 2mcg
 
임신 초기 2개월에 입덧으로 못 먹으면 큰일 

임산부가 먹지 못하고 토하면 포도당 정맥주사를 주는데 그 정맥주사는 당과 물뿐이지 다른 영양소는 하나도 없다. 임신 초기에는 태아에게 매분 매초 전해지는 여러 가지 영양과 산소 공급이 중요하다. 당만 있고 비타민과 미네랄, 단백질, 지방은 하나도 없는 포도당 주사만 맞으면 영양실조로 태아의 성장과 뇌와 신경에 이상이 올 수 있고, 임산부도 뇌와 신경에 이상이 올 수 있다.

입덧으로 먹지 못하고 두 달 동안 토하면서 체중이 17kg이나 빠진 미국 임산부가 간질을 하여 입원했다. 비타민이 전혀 없는 지방과 포도당만 들어 있는 영양주사를 놓아주었는데 눈이 어른어른하고 정신혼란이 왔으며,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간질을 했다. 비타민 B1 부족증이라는 진단이 나와 비타민 B1 주사를 주었지만 3개월이 지나도 기억력에 문제가 있었다. 그녀의 태아는 입원 2주 전부터 이미 죽어있었다. 그녀는 엽산염 결핍증도 있어 피 세포들이 감소되어 있었고 칼슘과 마그네슘 결핍증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 후 심하게 토하는 임산부에게 영양주사를 줄 때는 비타민 B1 주사를 동시에 준다. 그러나 전혀 못 먹는 임산부에게 비타민 B1만 주면 안 된다. 당, 지방, 단백질로 에너지를 만드는 신진대사에는 여러 가지 비타민 B군과 미네랄이 있어야 한다. 신진대사에 필요한 모든 비타민 B와 미네랄을 같이 주어야하는데 한 가지만 주었으니 그녀는 회복이 잘 안 된 것 같다.    < 계   속 >